LTE망 지원, 해상도 4배 증가
제품 무게와 두께는 늘어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

애플이 4세대 LTE망을 지원하는 '새로운 아이패드(The new iPad)'를 공개했다. ‘뉴 아이패드’는 지난 16일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일제히 판매를 개시, 사전 예약물량이 모두 품절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제외 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애플이 아이패드2의 후속 모델을 아이패드3로 부르지 않고 뉴 아이패드라고 명명한 것은 아이패드의 세대교체보다는 PC 이후 포스트 PC 제품이라는 성격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新기능 탑재하고도 ‘착한 가격’이 가장 큰 무기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 예술센터. 이날 애플은 아이패드2의 기능을 개선한 뉴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과 필 실러 마케팅 담당 부사장 등이 번갈아 소개한 뉴 아이패드는 LTE를 지원하며, LTE망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3세대 망을 통해 작동된다. 또한 애플이 직접 제작한 듀얼코어 'A5X'칩이 탑재됐으며, 쿼드코어(프로세서에 탑재된 코어가 4개) 그래픽을 지원한다. 특히 애플 측은 “뉴 아이패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아이패드2에 비해 화질이 4배 개선된 2048X1536의 해상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후면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자동 초점, 얼굴 인식 기능 등을 갖췄다. 또 고화질(HD) 비디오 녹화 기능을 추가해 카메라의 용도도 개선했다. 한편, 배터리 수명은 3G에서는 10시간, LTE에서는 9시간이다. 크기는 아이패드2와 같은 9.7인치이지만 두께는 9.4㎜로 전작인 아이패드2(8.8㎜)보다 다소 두꺼우며, 무게는 아이패드2보다 20g 정도 늘어난 635g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능의 향상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바로 가격이다. 뉴 아이패드의 가격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2의 가격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의 경우 16GB 제품이 499달러, 32GB 제품이 599달러, 64GB 제품이 699달러다. 또 '와이파이+LTE' 모델의 가격은 각각 16GB 제품이 629달러, 32GB 제품이 729달러, 64GB 제품이 829달러다. 때문에 통신업계의 관계자는 “실제로 뉴 아이패드의 가장 무서운 점은 가격이 아이패드2와 동일하다는 점”이라며 “향후 신형 태블릿PC의 가격도 뉴 아이패드의 가격을 의식하면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날의 검’ 레티나 디스플레이
'뉴 아이패드'에 대한 가장 큰 관심은 바로 새로운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뉴 아이패드 발표회에서 “종이 신문을 보는 것 이상"이라며 디스플레이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TV광고 역시 '화질 개선'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애플은 홈페이지에도 새로운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소개하는 약 5분 30초 분량의 홍보동영상을 올려놨을 정도다. 실제 픽셀 밀도(인치당 픽셀수)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기존 아이패드는 132ppi인 반면 뉴 아이패드는 264ppi로 2배 높아졌다. 화면 크기는 기존 아이패드와 동일하지만 해상도가 4배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뉴아이패드의 고화질 디스플레이가 오히려 애플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뉴 아이패드가 더 두꺼워지고 무거워진 이유도 바로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더 많은 픽셀을 넣기 위해 이를 여러 면에 분할 배치한 때문에 두께는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한 업계 관계자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사용된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었지만 공정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채택이 잘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화질과 전력소모가 중요해지면서 채택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아이패드3’가 아니고 ‘뉴 아이패드’인가
한편, 전 세계 애플 팬들은 ‘뉴 아이패드’라는 이름에 약간의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제품 라인에 번호를 매겨왔기 때문에 이번 세 번째 아이패드 역시 아이패드, 아이패드2에 이은 ‘아이패드3’란 이름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패드3가 고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기 때문에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아이패드HD'로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세 번째 아이패드의 이름을 '뉴 아이패드'라고 소개했다. 이에 아이패드3일지 아이패드HD일지 궁금해 했던 외신 기자들은 매우 당혹해했다는 후문이다. CNN 등 주요 외신 역시 “애플이 '익명'의 아이패드를 발표했나?" “애플아, 제품 이름이 이미 있는데(아이패드3) 왜 그러니?" “이름이 '뉴 아이패드'면 몇 년 후에 중고 시장에 팔 때도 '새로운' 제품이라고 내놓아야 하나?" 라는 식으로 논란을 가중했다. 특히 뉴욕타임스의 닉 빌톤 테크 전문 기자는 “이번 제품이 '뉴 아이패드'라면, 다음번엔 '뉴-뉴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인가"라며 애플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네이밍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애플의 필 쉴러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은 “너무 뻔한 이름을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애플 팬들과 언론에서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마케팅 전문가들은 애플이 뉴 아이패드로 이름을 붙였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아이패드3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중이다.
반면, IT 전문매체 올씽스디지털의 이나 프라이드 기자는 “뉴 아이패드 이름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애플이 2010년 처음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에도 사람들은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아이패드는 5천500만대라는 엄청난 판매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뉴 아이패드란 이름의 논란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취재_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