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VS강병규 트위터 설전, 왜?

새해부터 공개 설전 비속어 오가…
“도박판 수십억 기부” vs “방송에서 까야 겠다”

2000년 구단들의 퇴출 압력에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출범을 위해 굳게 손을 맞잡았던 ‘과거의 동지’ 양준혁(현 SBS 해설위원)과 강병규가 12년이 지난 현재 일생일대의 ‘적’이 돼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설날인 1월 23일 트위터를 통해 열띤 설전을 펼쳤다. 두 사람이 모두 원체 유명인이라, 이들의 설전은 인터넷상에서 금세 화제가 됐다. 야구관계자들은 이들의 설전을 지켜보며 “어쩌다 둘 사이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파국으로 치닫는 양준혁과 강병규의 갈등은 조만간 법정싸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방송인 강병규와 야구 해설위원 양준혁의 ‘트위터 설전’으로 인터넷이 시끄럽다.
사건은 23일, 양준혁이 자신의 트위터에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하면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자신의 야구재단 후원 방법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강병규는 "꿈나무 누구에게 얼마를?"라고 말했고, 양준혁은 “도박판에 수십억원씩 기부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 뭔가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응수했다.
강병규는 “제가 도박으로 수십억 날린 건 정말 지적 잘하셨다. 그 돈은 나라에 국고로 귀속됐다”며 “과정이야 좀 다르지만 제 돈은 나라에 바쳤다. 훨씬 많이 나라에 낸 것 같은데”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매월 야구팬들이 보내주는 후원금 규모와 사용처, 보건복지부 후원금 내역, 야구재단 공금의 지원 내역을 알고 싶다”고 야구 재단 문제를 묻기도 했다.
양준혁은 “훌륭하다. 도박으로 나라에 기부하셨다”라고 비꼬듯 답했고, 강병규는 "님도 강원랜드 통해 기부 좀 하셨을 텐데... 이젠 안하나?"며 강하게 응수했다.
끝없는 설전이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양준혁은 “그래도 야구했던 후배라 어려워서 저러나 보다 참아 왔는데 이건 뭐 밑도 끝도 없고 허구한 날 남 비방하고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며 “올해 저는 더욱더 야구 발전에 앞장서도록 하겠다. 똥개(강병규)는 짖어도 기차는 달려갑니다”라며 마무리했다.
이들의 설전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도박기부 vs 후원기부 새벽부터 한숨짓는 일이 또 발생했네요”, “왜들 그러는지...”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강병규는 99년 11월 선수협의 초대 대변인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1월에 열린 선수협 총회에서는 삼성, 기아, 두산, LG 대표들로부터 “더 이상 강병규 선배에게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당시 선수협 사무총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양준혁은 이에 대해 공식입장을 취하지 않은 바 있다.

취재_박유나 기자